지난 27일 전북 부안군 변산면 국립새만금간척박물관 옆 생태공원에서 한 관광객이 야생벌을 위해 설치된 ‘비호텔’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단독 생활 특성 맞춰 꾸며…2027년까지 3곳으로 확대 생태 교육·체험 꾸러미 등 진행…방문객 발길 잇따라 지난 27일 찾아간 전북 부안군 변산면 국립새만금간척박물관 옆 생태공원. 길게 늘어선 금계국과 샤스타데이지가 활짝 핀 꽃밭 한쪽에 나무로 된 게시판 같은 게 보인다. 나무판을 자세히 보니 작은 구멍들이 숭숭 뚫려 있다. 구멍 속으로 이내 벌 한 마리가 천천히 몸을 들이민다. 이곳이 바로 야생벌을 위한 집, 부안군이 설치한 ‘비호텔(bee hotel)’이다.비호텔 주변으로 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방문객 중 한 명이 “이 벌들은 혼자 산다. 집단으로 다니지 않는다”고 설명하자, 주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30일 부안군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야생벌 붕붕이를 지켜주세요’라는 이름으로 ‘생물다양성 보존 기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부안군의 제1호 고향사랑지정기부 사업이기도 하다. 생물다양성을 주제로 고향사랑기부 사업을 하는 건 최초다.프로젝트 참여 답례품으로는 부안에서 생산한 야생꿀과 생태 체험 꾸러미를 준비했다.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5개월 만에 8012만원의 기부금이 모였고, 부안군 전체 고향사랑기부금의 10%를 넘어섰다.프로젝트는 군청 직원들이 몇달간 교육을 받고 머리를 맞대 준비한 결과물이다. 박옥선 부안군 고향사랑협력팀장은 “단순한 기부를 넘어 참여와 연대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비호텔 설치는 쉽지 않았다. 꿀벌과 달리 홀로 살아가는 야생벌의 생태는 주민들에게도 낯설었다. ‘벌’이라는 단어만으로 불안감을 느끼는 이들도 많았다. 결국 첫 비호텔은 주변에 민가가 적은 새만금간척박물관 공원에 설치됐다. 시간이 지나며 인식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부안 상서면에 사는 임세준씨(55)는 “해를 끼치지 않고 식물에 수분을 준다길래 집 근처에 설치해볼까 고민 중”이라며 웃었다.인간이 먹는 식물의 70%는 곤충의 수분 활동 덕분에 자란다. 농약, 경기 수원시에서 치매를 앓는 부모를 돌보는 A(61)씨는 날마다 전쟁을 치르고 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지 3년이 넘었지만 하루아침에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아버지를 바라봐야 하는 그는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 그의 아버지는 중증 치매를 앓다가 요양병원에 맡겨졌다. 면회 온 아들을 두고 “난 자식을 낳은 적 없다”고 말하는 아버지를 보고 있자면 “누구도 탓할 수 없는 상황에 감정이 폭발하거나 자괴감이 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로부터 부양을 기대하지 않는 ‘돌봄 낀 세대’(더블케어세대)인 5060세대 50∼60대 5명 중 1명은 5년 이상 가족 간병에 매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4명 중 1명가량은 간병비로 월 평균 100만원 이상을 부담하고 있었고, 제일 많이 이용한 돌봄 시설·서비스는 요양병원이었다. 이들 5060세대가 가족 돌봄을 위해 최근 5년간 이용한 요양 시설·서비스(중복응답)는 요양병원(42.0%), 재가서비스(39.4%), 주간보호센터(30.9%), 요양원(29.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이는 세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과 함께 지난 19∼22일 전국 50∼69세 7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노인돌봄 관련 5060세대 인식조사’ 결과이다. 30일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0.1%는 현재 이용 중인 돌봄시설·서비스 이전 다른 유형의 시설·서비스를 이용한 적 있다고 답했다.5060세대의 경우 자신을 키워준 부모를 보다 나은 돌봄 시설에서 모시고 싶지만 월 300만원 이상의 높은 간병비 부담과 상대적으로 불만스러운 돌봄서비스 등으로 요양 시설·서비스를 옮기고 있는 것이다.세계일보가 최근 입수한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보고서 ‘간병살인의 실태와 특성 분석’에서도 ‘독박 간병’에 대한 녹록지 않은 현실을 담고 있다. 가족 간병인(348명) 3명 중 1명이 독박간병을 하고 있었고 평균 9년 정도 가족환자의 간병을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다른 간병인을 구할 수 없는 경우는 35.2%(122명)였고, 일시적으로 간병을 대신할 수 있는 대상 역시 가족(86.1%)이었다. 가족 간